여러가지 역사 이야기/역사 속 영화 이야기

"영화 '자산어보' 정약전의 이야기를 찾아서"

Master L(마스터 리) 2024. 2. 20.

 

2021년 2월 개봉된 영화 자산어보 정약전-설경구 장창대-변요환 연기
2021년 2월 개봉된 영화 자산어보 정약전-설경구 장창대-변요환 연기

 

풍부한 자연과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 '자산어보'를 아직 보지 않았다면, 오늘 이 영화 한번 보시는 것 어떨까요?

 

또 특이한 점이 있다면 이 영화는 흑백영화입니다. 보실 때 TV 망가졌다고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ㅎㅎ.

 

이 포스팅에서는 영화 '자산어보'의 매력을 알려드리며, 정약전의 숨겨진 이야기를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1. 자산어보의 영화 줄거리

이 작품은 1801년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로, 실학자 정약전의 유배 생활을 그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정약전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실학자 정약용과 함께 서학을 같이 믿고 공부했던 정약용의 형입니다.

당시 조선은 유교 사회였습니다. 따라서 유학 이외에 다른 학문을 공부한다는 것 은 매우 큰 불리함으로 작용하며 가문이 멸문지화를 당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습니다.

이 영화는 그러한 시대적 배경을 잘 이해하고 보시면 보기 편하실겁니다.

정약전과 정약용은 정조대왕 시절 정조대왕의 실학자 등용 정책으로 매우 높은 관직에서 정조대왕을 보좌하였던 인물들입니다.

오늘 주인공인 정약전은 병조좌랑을 역임했습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거의 국방부장관쯤 되는 자리입니다.

정약전과 정약용 형제를 등용하며 신뢰하였던 정조대왕의 표준영정

 

그러나 정조 대왕의 사망 후, 새로운 왕 순조가 즉위하면서 정약용과 정약전을 제거하려는 신하들의 음모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들은 황사영 백서 사건에 연관되었다는 이유로 이들을 처벌하도록 요구합니다, 하지만 순조는 이를 원하지 않았죠.

(황사영 백서 사건이란 황사영이 백서에 조선의 천주교를 구원해 달라며 로마에 있는 천주교 고황에게 군대를 끌고 와달라고 했던 사건입니다.)

 

그러나 그를 대신해 수렴청정을 맡고 있던 정순왕후는 이들을 처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시 순조는 매우 어린 나이에 즉위해 정순왕후에게 수렴청정을 받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정약전과 정약종, 정약용 세 형제는 의금부에서 심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정약종은 끝까지 천주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처형당하지만, 정약전과 정약용은 적극적인 변호 덕분에 처형을 면하고 유배를 가게 됩니다.

그러나 정약전이 더 위험한 인물이라고 판단한 신하들은 약전과 약용의 유배지를 바꾸어 정약전을 흑산도로, 정약용을 강진으로 보내게 됩니다.

 

흑산도와 강진으로 유배를 가던중 헤어지는 두 형제의 모습 (좌)정약용 (우)정약전
흑산도와 강진으로 유배를 가던중 헤어지는 두 형제의 모습 (좌)정약용 (우)정약전

 

 

흑산도에 도착한 정약전은 가거댁이라는 과부의 집에 머물게 됩니다.

자산어보 속 정약전을 도와준 흑산도 청년 장창대
자산어보 속 정약전을 도와준 흑산도 청년 장창대

거기서 정약전은 마을 청년인 장창대를 알게 되고,  성리학과 유학을 공부하고 있던 창대는 정약전에게 정약전의 성리학 지식과 자신의 물고기 지식을 바꾸자는 딜을 하게 됩니다.

그와의 교류를 통해 서학을 가르치고 고기잡이를 가르치는 등 지식과 기술을 나누게 됩니다.

정약전에게 성리학과 유학의 지식을 배우는 장창대의 모습
정약전에게 성리학과 유학의 지식을 배우는 장창대의 모습

 

 

그렇게 정약전은 흑산도에서 정약용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자산어보의 제작  활동과 장창대 양성에 힘쓰고, 창대와 함께 흑산도 주민들을 도와주게 됩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도 정약전의 유배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그는 흑산도를 떠나 우이도로 거처를 옮기기로 결정합니다.

이때 창대의 아버지인 장 진사가 창대에게 과거 시험을 보게 할 기회를 주고 따라오도록 요구합니다.

 



(창대가 정약전에게 성리학과 유학을 배워 과거시험을 보게 해달라고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창대는 영화에서 찾아간 것으로 묘사됩니다.) 결국 창대는 장 진사를 따라가고, 정약전은 가거댁과 자식들을 이끌고 우이도로 가서 어류도감을 마저 집필합니다.

그러나 오랜 유배 생활로 인해 정약전의 건강은 나빠지고 있습니다.

한편, 창대는 과거시험인 진사 시험에 합격해 전라도 나주 목사 밑에서 일하게 되지만, 그는 벼슬아치들과 아전들의 가혹한 행동을 목격하게 됩니다.

 

 

영화 속 정약전과 장창대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흑산도 목사 그는 당시 부정부패의 끝판왕 같은 존재이다.
영화 속 정약전과 장창대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흑산도 목사 그는 당시 부정부패의 끝판왕 같은 존재이다.

 

백성들은 세금을 뜯기고, 가난한 삶을 살며 고통받고 있습니다. 창대는 이에 분노하여 아전의 목을 조르는 일까지 벌입니다.

나주 목사와 장 진사는 이에 창대를 다시 흑산도로 돌려보냅니다.

이때 정약전은 자산어보를 집필하다가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흑산도로 돌아가다 우이도에 들른 장창대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흑백에서  장면이 전환되며 아름다운 흑산도의 모습을 보여주며 끝이 납니다.

 

 

 

 

 

 

2. 양반 정약전과 상민 장창대 그 운명적인 만남 그리고 자산어보의 평가

 

영화 '자산어보'는 기존의 사극 영화와는 다른 접근 방식으로 상류층과 하층민의 이분법적인 묘사를 깨버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매체에서는 귀족이나 양반은 이상적인 이념을 고수하고 허례허식한 모습으로 묘사되고, 하층민이나 서민은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존재로 그려졌습니다.

하지만 '자산어보'는 상류층이지만 현실적인 정약전과 하층민이지만 이상적인 창대의 대비를 통해 이러한 구도를 깨는 것이 큰 특징이죠.

이 영화는 기존 사극의 역할 고정관념을 넘어서 개혁적이고 탈보수적인 인물로서 정약전을 그렸습니다.

그러나 정약전은 양반의 신분으로 창대를 하대하기 위해 상놈이라고 말하는 조선시대의 신분의식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극 중에서 상놈인 창대를 인격적으로 비하하려는 의미는 아니지만, 태생적인 이데올로기와 성리학적 신분관념을 극복하는 것이 어려운 일임을 보여주는 영화적인 장치로 사용됩니다.

흑산도에 찾아온 정약용의 제자 후에 장창대와의 시짓기 대결에서 낭패를 본다.
흑산도에 찾아온 정약용의 제자 후에 장창대와의 시짓기 대결에서 낭패를 본다.

 

 

영화 후반부

창대는 자신을 무시하고 하대하던 정약용의 제자에게 시 짓기로 복수를 하고 옵니다. 그러고선 정약전에게 왜 동생인 목민선생처럼 품위 있고 학술적인 책을 쓰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이는 창대가 진사시에 급제하여 벼슬을 얻기 전까지 가졌던 유교적 이상이 굳건한 것을 보여줍니다.

이는 영화 초반에 스승인 정약전에게 출사 하며 포부를 밝히던 모습과도 일치합니다.

둘은 영화 내내 사상적으로 대립하다가 스승이 죽고, 제자의 믿음이 무너진 후에야 하나로 합쳐집니다.

이는 창대가 흑산이 아니라 자산이라고 말하는 마지막 대사를 통해 결국 두 사람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자산어보'는 두 인물의 생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모습을 담백하게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또 다른 명작 사극 영화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댓글

"추천"